[최소한의 주식 공부 40] GDP는 3% 성장하는데 주식은 어떻게 10% 오를까?
주식 투자자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식을 담아 ‘최소한의 주식 공부’를 연재합니다. 주식이라는 자산의 근본적인 실체에서 시작해, 의사결정의 주요 원칙과 피해야 할 함정에 대해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합니다. ― 버핏클럽
S&P500에 장기 투자하면 연 10% 정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맞습니다. 근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연 3% 정도에 불과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가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수십 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주식의 가격이 과하게 상승했던 것이고, 언젠가는 3%에 수렴하는 것일까요? 전체 경제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한정 커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네, 이 괴리(10%와 3%)를 처음 깨달았을 때 누구나 떠올려볼 법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중요한 전제들을 잘못 짚고 있습니다. GDP와 주가는 상당히 다른 개념입니다. 일부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요. GDP가 좋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GDP가 붕괴된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주가도 좋기가 어렵습니다만, 정상적인 경제에서 GDP 성장률이 주가를 직접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주식 수익률은 GDP 성장률보다 계속 높을 수 있습니다. 다만 주식시장의 크기가 경제보다 영원히 빠르게 커질 수는 없습니다. 얼핏 같은 말 같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GDP와 주가의 상관관계
우선 GDP와 주가의 상관관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다모다란의 투자전략 바이블》 14장에서 이 내용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다모다란은 GDP 성장률과 주식 수익률이 같은 해 안에서는 노이즈가 있어도 양의 관계라고 보지만, 1947년 이후 매년 GDP 성장률과 주식 수익률은 다음과 같이 거의 관계가 없습니다.
1947~2025년 79개 연도에서 상관계수는 −0.01입니다. 대공황·전쟁기를 넣은 1930~2025년으로 넓혀도 0.14에 그칩니다. 2008년 GDP는 0.1% 성장했지만 주가는 −36.6%, 1954년엔 GDP가 −0.6%였지만 주가는 +52.6%였습니다. (출처: FRED, Damodaran)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1982~2025년 44개 연도에서 상관계수는 0.12입니다. 1998년 GDP는 −4.9%였지만 주가는 +34.4%, 2000년 GDP는 9.2%였지만 주가는 −47.0%였습니다. 표본을 1990~2025년으로 줄이면 상관계수는 −0.17로 부호가 바뀝니다. (차트의 2025년 점은 계절 조정 GDP 1.1%, 12월 월평균 지수 67.7% 기준이라 공식 성장률 1.0%, 코스피 연말 종가 기준 75.6%와 조금 다릅니다.) (출처: FRED GDP, FRED 주가지수)
그러나 주식은 미래를 반영하기 때문에 다음 해 GDP 성장률을 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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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주식 수익률과의 상관계수 |
같은 해 GDP 성장률 |
다음 해 GDP 성장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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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948년~) |
−0.03 |
0.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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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982년~) |
0.10 |
0.43 |
맞습니다. 다음 해 GDP 성장률과 당해 주식 수익률의 상관계수는 꽤 높습니다. 미국은 0.54, 한국은 0.43입니다. 그렇다고 설명력이 높은 건 아닙니다. 상관계수를 제곱한 결정계수로 보면 미국은 29%, 한국은 19%입니다.
주가에 미래 경기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측정 방식의 영향도 큽니다. 주식 수익률은 연말에서 연말까지의 변화인데, 연간 GDP 성장률은 한 해 평균을 전년 평균과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성장률을 4분기 대비 4분기로 맞춰 재면 미국과 한국 모두 같은 해, 다음 해 상관계수가 0.32로 같아집니다. (표는 미국은 실질 총수익률, 한국은 물가를 뺀 지수 상승률 기준이고, 다음 해는 2024년 수익률까지 계산했습니다.)
좀 더 장기적으로 보면 어떨까요?
미국 기업 부문을 보면 1966~1988년에는 1인당 실질 순부가가치가 연 3.8% 늘었는데 주식 가치는 연 1.8% 늘었고, 1989~2017년에는 부가가치가 연 2.6% 늘었는데 주식 가치는 연 7.2% 늘었습니다(그린월드·레타우·루드빅슨). 생산이 더 빠르게 늘던 시기보다 더디게 늘던 시기에 주식 가치가 훨씬 빠르게 늘어난 겁니다.
5년, 10년 구간으로 묶어 상관계수를 재봐도 시작 연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미국은 0.08에서 0.60까지, 한국은 −0.43에서 0.56까지입니다. 구간이 서로 겹쳐 신뢰도도 낮으니, 장기 관계의 유무를 이 숫자로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나라별 장기 평균끼리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16개국의 1900~2002년 평균을 짝지으면 1인당 실질 GDP 성장률과 실질 주식 수익률의 상관계수는 −0.37입니다(Ritter, 2005). 다른 연구들도 −0.03에서 −0.32 사이의 값을 보고했습니다. 음의 값이라고 성장이 주가에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리터의 수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고(p=0.16), 높은 성장이 높은 수익률로 이어졌다는 증거가 없다는 정도로 읽어야 합니다. [자료: Ritter(2005) 표 1. 실질 수익률은 Dimson 외(2003), 1인당 GDP는 Maddison과 세계은행 자료. 남아공 GDP는 1913년부터]
가장 극적인 사례는 중국입니다. 2000~2018년 중국 경제는 실질로 4.8배 커졌지만, 연구가 구성한 중국 본토 A주 포트폴리오의 실질 수익은 사실상 0이었습니다. 반면 해외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비교 기업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과를 냈습니다(Allen 외, 2024). 문제는 경제 성장이 모자란 데 있지 않았습니다. 그 성장이 주주에게 도달하는 경로와 출발 가격을 함께 봐야 합니다.
단적인 예로 1988~2002년 15년간 한국의 1인당 실질 GDP는 연 5.5% 성장했는데 실질 주식 수익률은 연 0.4%였습니다(Ritter, 2005). 반대로 짧게는 2025년 한 해 실질 GDP 성장률이 1.0%였는데 KOSPI는 명목으로 75.6% 올랐습니다.
중간 결론을 짓자면, 주가는 GDP보다 앞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간과 나라를 바꾸면 관계의 크기는 물론 부호까지 달라집니다. GDP 성장률만으로 주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올해 GDP 성장률이 좋으니까 주가도 좋을 거야"라는 말은 그냥 흘려들으면 되고, 내년 GDP 성장률이 좋을 거라는 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가가 앞서 움직였다는 건 그 기대가 이미 가격에 들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주가를 움직이는 건 이미 알려진 전망이 아니라 기대의 변화입니다.
다음으로는 10%와 3%의 비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GDP가 3%밖에 성장하지 않는데 S&P500이 연 10%의 수익률을 내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10%와 3%는 같은 잣대가 아니다
연 10%와 3%를 각각 100년간 복리로 굴리면 전자는 1만 3천 배 넘게 증가하고 후자는 19배 정도가 됩니다. 이러니 언젠가는 수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 비교는 출발선부터 잘못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미국 항목들의 1948~2025년 연복리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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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
연복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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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GDP 성장률 |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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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 GDP 성장률 |
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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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세후 이익 증가율 (명목) |
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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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지수 상승률 (명목, 배당 제외) |
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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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총수익률 (명목, 배당 포함) |
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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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총수익률 (실질) |
7.9% |
첫째, 명목과 실질
흔히 말하는 연 10%는 물가가 포함된 명목 수익률이고, 연 3%는 물가를 뺀 실질 성장률입니다. 1928~2025년 S&P500 총수익률은 명목 10.0%, 실질 6.8%였습니다. 단위부터 맞추면 격차는 이미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이 글의 S&P500 수익률은 달러 기준이고 세금과 비용을 빼기 전입니다. 한국 투자자의 수익률은 환율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둘째, 수익률과 성장률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GDP 성장률과 비교할 수 있는 건 주식시장의 크기가 커지는 속도이지, 투자자의 수익률이 아닙니다. 수익률에는 배당이 들어 있고, 배당은 회사 밖으로 빠져나간 돈입니다. 시가총액을 키우지 않습니다.
아주 단순한 세상을 가정해봅시다. 명목 GDP가 매년 6% 성장하고, 주식시장 시가총액도 매년 딱 6%씩 커집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시가총액의 4%를 매년 현금 배당으로 줍니다. 신주 발행도, 자사주 매입도 없다고 하죠. 이 세상의 투자자는 영원히 연 10%를 벌지만,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한 번도 오르지 않습니다. ‘주식이 경제를 다 삼킨다’라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거죠.
‘배당을 재투자하면 결국 시장이 커지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내가 배당으로 주식을 더 사면, 그 주식을 파는 다른 주주가 있습니다. 내 지분은 늘어나지만 시장 전체의 크기는 그대로입니다. 즉 10%의 복리는 한 투자자 계좌에서 일어나는 일이지, 주식시장 전체가 10%씩 커진다는 말이 아닙니다.
피터 다이아몬드(1999)가 미국 사회보장기금 수익률 가정을 검토할 때 쓴 식도 같은 구조입니다. 시장 전체로 보면 개략적으로 '수익률 = 순주주환원 수익률(배당 + 자사주 매입 − 신주 발행) + 시가총액 증가율'이고, 정상 상태에서 시가총액은 GDP를 따라갑니다. 주당 기준으로 보면 '수익률 = 배당수익률 + 주가 상승률'입니다. 자사주 매입과 신주 발행은 주식 수를 바꾸므로 주가 상승률과 시가총액 증가율을 다르게 만듭니다(자사주 매입이 주당 가치를 높이는지는 매입 가격에 달렸습니다). 두 식을 섞으면 자사주 매입을 두 번 세게 됩니다.
수렴이 일어난다면 수렴하는 것은 시가총액 증가율이지, 수익률 전체가 아닙니다. 앞의 표에서 S&P500지수는 명목 GDP보다 연 1.7%p 빠르게 올랐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요?
셋째, GDP와 기업 이익
GDP는 한 나라 안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의 합입니다. 그 돈은 임금,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등으로 나뉘고, 그중 일부가 기업 이익입니다. 비상장기업과 정부 활동도 GDP에는 들어갑니다. 즉 파이가 커지는 속도와 기업 몫이 커지는 속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달랐습니다. 미국 기업의 세후 이익(재고평가·자본소모 조정 전)은 GDP의 6.3%(1947~1999년 평균)였는데 2010년대에는 10.4%, 2026년 2분기에는 13.1%입니다. (이 수치에는 해외 이익도 들어 있어서, 국내 파이에서 기업이 가져간 몫과 정확히 같지는 않습니다.) 버핏은 1999년 〈포천(Fortune)〉 글에서 이 비율이 6%를 크게 넘어 유지된다고 믿으려면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야(wildly optimistic)’ 한다고 썼습니다. 지금까지 결과로는 버핏의 추정이 빗나간 셈입니다.
이유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해석이 갈립니다. 그린월드·레타우·루드빅슨은 노동과 자본의 분배에 주목합니다. 이들은 모형 추정을 통해 1989~2017년 미국 기업의 1인당 실질 주식 가치 증가 중 40%는 노동에서 주주로 몫이 옮겨간 효과로, 25%는 경제 성장 기여로 추정했습니다. 1952~1988년에는 경제 성장이 100% 넘게 설명했는데 말이죠.
한편 스몰랸스키(2023, 연준)는 이자와 세금을 강조합니다. 그에 따르면 S&P500 비금융기업의 EBIT 중 이자와 세금으로 나가는 비중이 1989년 54%에서 2019년 27%로 절반이 됐고, 실효세율은 34%에서 15%로 낮아졌습니다. 이것만으로 실질 이익 성장의 40% 이상이 설명됩니다. 앞 연구의 40%는 주식 가치 증가에서, 이 연구의 40%는 이익 증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라 분모가 다릅니다. 합칠 수 없는 숫자입니다. 이자와 세금을 빼기 전의 실질 EBIT 성장률은 연 2.2%로, 이전 시기의 2.4%보다 오히려 낮았습니다.
비교 대상 자체의 문제도 있습니다. S&P500 기업은 미국 밖에서도 돈을 법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추정 방식에 따라 크게 다르지만, 어느 쪽이든 분모를 미국 GDP로만 잡으면 비교가 어긋납니다.
그렇다면 버핏은 왜 빗나갔을까요? 그는 1999년에 경쟁이 이익 비중을 눌러둘 거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후의 이익은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이자와 세금 부담이 줄었고, 일부 대기업이 큰 이익을 가져갔습니다. 다만 이런 변화 가운데 상당수는 한번 움직이면 끝나는 변화입니다. 버핏이 틀린 걸까요, 아직 판정이 나지 않은 걸까요? 이 질문의 답이 곧 지금 미국 주식의 기대수익률에 대한 답입니다.
넷째, 기업 이익과 주주 이익
기업 이익이 늘어도 내 몫이 그만큼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경제 성장의 상당 부분은 새로 생긴 회사, 새로 조달한 자본에서 나옵니다. 그 이익은 기존 주주만의 것이 아닙니다. Bernstein과 Arnott(2003)의 ‘2% 희석’이 이 이야기입니다. 20세기 전체로 볼 때 주당 이익과 배당의 성장은 거시경제 성장보다 연 2%p 낮았고, 신주 발행이 자사주 매입을 연 2%p 이상 초과했다는 겁니다. 경제가 커지는 만큼 주식 수도 늘면서,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주당 이익과 배당의 성장이 그만큼 깎였습니다.
산업의 주역이 바뀌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1900년 미국 시가총액의 63%였던 철도는 2000년 0.2%가 되었고, 1900년에 0%였던 IT와 제약은 34.3%가 되었습니다(Ritter, 2005). 새 산업의 상당 부분은 새 회사의 상장과 신주 발행으로 들어옵니다.
다만 1970년 이후 미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기간도 대상도 달라서 이 수치를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 수치로 이 경로를 단계별로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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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 연복리 |
명목 GDP |
기업 세후 이익 |
S&P500 EPS |
PER 변화 |
S&P500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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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2007년 |
7.2% |
8.7% |
7.1% |
0.4% |
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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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2009년 |
6.9% |
8.0% |
5.9% |
0.5% |
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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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2024년 |
6.3% |
7.6% |
6.9% |
0.9% |
7.9% |
기업 전체의 세후 이익은 명목 GDP보다 빠르게 늘었고, S&P500의 주당순이익(EPS)은 그보다 느렸습니다. 1970~2024년 기준 세후 이익은 연 7.6%, EPS는 연 6.9%입니다. 다만 세후 이익은 미국 기업 전체, EPS는 S&P500 편입 기업의 수치라서 이 틈을 전부 희석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지수의 종목 교체와 기업의 주식 수 변화도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끝나는 해에 따른 차이도 큽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서 끊으면 EPS 성장률은 5.9%로 내려갑니다. (자료: GDP와 세후 이익은 BEA, S&P500 EPS와 지수는 Damodaran. 직접 계산. GDP와 세후 이익은 연평균, 지수와 EPS는 연말 값 기준)
경로를 막는 건 희석만이 아닙니다. 리터는 경영진과 지배주주가 이익을 빼돌리거나 수익성 낮은 사업에 재투자하는 경우를 짚습니다. 앞서 본 중국 A주가 그 대표 사례이고, 한국에 있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죠. 유상증자와 물적분할, 낮은 주주환원은 모두 이 단계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물론 증자나 분할이 곧 주주 손해는 아닙니다. 발행 가격과 투자 수익성, 거래 조건에 달렸습니다.
그래도 맞는 부분
그렇다고 처음의 질문이 전부 틀린 건 아닙니다. 기업 이익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끊임없이 오를 수 없습니다. 평가 배수와 상장 비중이 안정된다면 시가총액도 GDP보다 계속 빠르게 커지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건 격차가 영원할 수 없다는 뜻이지, 어떤 특정 숫자로 수렴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시가총액은 잔액이고 GDP는 한 해의 흐름이며, 미국 기업은 해외에서도 벌기 때문에 미국 GDP가 엄밀한 상한인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1970~2024년 표에서 지수(7.9%)가 명목 GDP(6.3%)를 앞지른 것은 EPS 증가(6.9%)와 PER 상승(0.9%) 덕분입니다. EPS와 GDP의 격차에는 이익 비중 변화 외에 기업 구성, 해외 사업, 주식 수 변화도 함께 작용합니다. 다만 이익 비중과 PER 같은 수준 변화는 같은 속도로 반복되기 어렵습니다.
스몰랸스키는 1989~2019년 PER 확장 전부를 무위험금리 하락으로 설명하면서, 금리와 세율이 이미 낮아진 만큼 앞으로의 실질 이익 성장이 낙관적으로 봐도 연 2% 정도일 거라고 봤습니다. 2023년에 나온 장기 전망입니다. 단기 흐름은 달랐습니다. 2019~2025년 S&P500 EPS는 물가를 빼고도 연 4.8% 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가격 인상, 팬데믹 때 낮은 금리로 고정해둔 부채, AI 수혜 기업의 이익 급증이 겹쳤습니다. 다만 6년은 장기 전망을 판정하기에 짧고, 2025년 EPS에는 추정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금리 부채처럼 만기가 오면 사라질 요인도 있습니다.
이익 비중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본 기준으로 기업 세후 이익은 이제 GDP의 13%로 1947년 이후 최고이고, 이 역시 같은 속도로 영원히 오를 수는 없습니다. 언제 멈출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즉 이 논리가 적용되는 곳은 이익과 시가총액의 성장률이지, 투자자의 수익률이 아닙니다. 실질 수익률은 실질 GDP 성장률이 아니라 순주주환원 수익률에 시가총액 증가율을 더한 값으로 갑니다. 물론 둘은 공짜로 더해지지 않습니다. 이익을 재투자하면 당장의 배당이 줄고, 그 재투자는 자본비용 이상을 벌어야 주주 가치를 높입니다.
다만 여기서 진짜 걱정거리가 나옵니다. S&P500 배당수익률은 1947년 이후 평균 3.4%였고 2025년 말에는 1.3%입니다. PER도 2025년 말 약 25배로, 1969년의 약 15배보다 높습니다. 배당이 자사주 매입으로 옮겨간 영향도 있고 이익 전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니, 이것만으로 고평가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과거의 연 10%를 그대로 기대하기 어렵다면, 이는 GDP가 3%여서가 아니라 이익 대비 더 높은 가격에서 출발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피터 다이아몬드(1999)도 같은 식으로, 당시의 주가 수준과 연 7% 실질 수익률 가정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결론
GDP 성장률은 나라 경제의 지표이고, 주식 수익률은 내가 지불한 가격 대비 내가 얻은 몫의 지표입니다. 그 사이에는 분배, 이자와 세금, 해외 이익, 희석, 지배구조, 밸류에이션이 있습니다. 10%와 3%의 격차를 보고 질문해야 할 것은 ‘언제 수렴하나’가 아니라 ‘이 경로가 지금 어떤 상태인가’입니다. 미국 증시라면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 비중과 높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될지를 물어야 하고, 한국 증시라면 저성장뿐 아니라 유보이익의 수익성, 주식 수 변화, 일반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함께 봐야 합니다.
실질 GDP가 3% 성장한다고 해서 주식 수익률이 3%로 수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 수익률이 10%였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10%를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지난 수십 년의 미국 주식은 경제 성장뿐 아니라 기업 이익 비중의 확대, 이자와 세금 부담의 축소, 밸류에이션 상승이라는 순풍을 누렸습니다. 이제 투자자가 물어야 할 질문은 그 순풍이 얼마나 더 불 수 있느냐입니다.
(계산 자료, 2026년 11월 1일 추출.
S&P500 수익률·EPS·지수: Damodaran histretSP, spearn.
미국 GDP·세후 이익: BEA(FRED GDP, GDPC1, CP, A191RL1A225NBEA).
한국 주가: OECD 지수(FRED SPASTT01KRM661N) 12월 월평균.
한국 GDP: FRED NGDPRSAXDCKRQ.
한국 물가: 세계은행FP.CPI.TOTL.ZG 연평균.
연평균 증가율은 연복리, 상관계수는 피어슨 상관계수로 직접 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