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일(한국 시각) 열린 2025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Q&A '오전 세션' 전문을 소개합니다. 워런 버핏 회장은 이날 은퇴를 선언하며 차기 CEO로 그레그 에이블을 추천했습니다. 버크셔는 다음 날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의결, 에이블은 2026년 1월 1일부터 CEO로 공식 취임합니다. 현금성 자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는 이유부터 젊은이들에 대한 조언까지 3인의 경영진은 다양한 주제로 주주들과 질의응답을 나눴습니다. 이건 번역가가 CNBC 중계 영상(www.cnbc.com/brklive22)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옮겼습니다. ― 버핏클럽
도입
워런 버핏 모두 자리에 앉아주세요. (환호와 박수갈채) 이제 나의 60번째 주주총회를 시작합니다. (박수갈채) 이번이 가장 크고 훌륭한 주주총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어제 나온 몇 가지 숫자를 발표하겠습니다. 어제 온갖 기록이 나왔거든요.
어제 정오부터 5시까지 행사에 참여한 사람은 1만 9,700명으로서, 작년에 세운 기록 1만 6,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기록을 세웠습니다. 씨즈캔디의 작년 매출은 28만 3,000달러였지만 올해는 31만 7,000달러였습니다. 결제 처리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세운 기록입니다. 온종일 대기 행렬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브룩스의 매출은 31만 달러였습니다. 역대 최고 매출 기록입니다. 일요일 단축 마라톤 참가 예정자가 3,000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전에는 2,200명이나 2,400명 정도였습니다. 나는 참가하지 않습니다.
재즈웨어의 매출은 약 25만 달러로서 작년의 두 배였습니다. 이들은 최대한 신속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계산대 앞에는 사람들이 일렬로 서 있는데,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 보입니다. 그래도 결국 해결 방법을 찾게 되겠지요. 모든 회사가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오늘 이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석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이 방송을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마 우리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을 세우는 듯합니다.
먼저 우리 이사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나는 워런 버핏이고, 오마하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여기 그레그 에이블은 캐나다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여기 아지트 자인은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우리 이사회는 이렇게 배경이 매우 다양합니다.
우리 이사들을 알파벳 순서로 소개하겠습니다. 내가 소개할 때 일어서더라도 박수는 이사들 소개가 모두 끝나는 시점에 쳐주시기 바랍니다.
하워드 버핏, 수전 버핏, 스티브 버크, 켄 셔놀트, 크리스 데이비스, 수 데커(대표 사외이사입니다), 샬럿 가이먼, 톰 머피 주니어, 론 올슨(추가로 소개하겠습니다), 월리 화이츠, 메릴 위트머.
우리 올스타를 모두 소개했습니다. (박수갈채) 론, 일어서 주시겠습니까? 론은 마침내 버크셔의 이사 연령 상한에 도달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크셔에는 90세가 넘은 이사가 5명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Sue)가 확인한 바로는 우리가 정한 연령 상한이 가장 높습니다. 론은 28년 동안 이사회에서 활동했으며, 멍거 톨스에서도 찰리 멍거와 장기간 함께 일했습니다. 그는 버크셔에서 함께 위기, 기쁨, 실망, 놀라움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시기를 보냈고 매우 귀중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론 올슨에게 특별한 박수를 보냅니다. (박수갈채)
나는 우리 주주총회에서는 평소에 하지 않는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나는 목요일 오후 애플의 분기 전화 회의를 들었습니다. (내가 듣는 유일한 전화 회의입니다.) 팀 쿡도 오늘 참석했다고 들었는데 여기서는 잘 안 보입니다. 아, 저기 있군요. (박수갈채) 말하기 쑥스럽지만, 팀 쿡은 내가 지금까지 버크셔에 벌어준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버크셔에 벌어주었습니다.
나는 스티브 잡스와 잠시 알고 지냈습니다. 그는 애플을 만들어냈는데, 다른 사람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스티브가 후계자로 팀을 선택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스티브는 젊은 나이에 죽었지만 애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스티브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애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은 팀뿐이었습니다. 버크셔를 대표해서 팀에게 감사합니다. (박수갈채)
감사할 사람이 두 사람 더 있습니다. 나는 버크셔의 행사와 관련해서는 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여러분이 보시는 행사는 버크셔의 많은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버크셔 사람들은 매년 이 행사를 준비합니다. 우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포함해서 모두가 협력합니다. 그런 점에서 놀라운 조직입니다. 올해와 지난 몇 년 동안 이 행사 준비를 이끈 사람은 멜리사 샤피로입니다. 그녀가 이 모든 일을 주도했습니다. (박수갈채)
약 65년 전 나는 캐리 소바의 할아버지 부부를 만났는데, 자녀가 아홉이었습니다. 아내 수지와 나는 연극 동호회에 들어갔습니다. 나는 연극 동호회에 들어갈 사람처럼 보이지 않겠지만, 이는 여러모로 훌륭한 선택으로 밝혀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연극을 즐겼습니다. 게다가 (오마하에서 보험사를 경영하는) 캐리의 할아버지 빌 카이저도 만났고, 펌킨 보이즈(Pumpkin boys)의 부모 루이스와 프랜시스도 만났습니다.
캐리의 아버지는 센트럴스테이츠(Central States)라는 회사를 경영했는데, 나중에 우리는 이 회사를 인수해서 캐리의 아버지에게 경영을 맡겼습니다. 캐리의 언니는 몇 년 전까지 버크셔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고 가정을 꾸려 네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후 캐리가 버크셔에 입사하여 놀라운 재능을 발휘했습니다. 10~11년 전 나는 캐리에게 그녀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버크셔 50주년 기념 도서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녀는 책을 편집한 적도, 출판한 적도, 프린터를 다뤄본 적도 없지만 50주년 기념 도서를 신속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캐리는 결혼하여 세 자녀를 두게 되었으므로 우리 곁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1년에 한 번 야구 시합을 보러 갈 때 캐리처럼 뛰어난 퇴직자를 초대합니다. 그녀는 세 자녀를 키우고 있으면서도 60주년 기념 도서를 만들겠다고 자원했습니다. 그녀는 자녀를 키우면서 작업을 진행했고, 나는 가끔 진행 상황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녀는 주주총회 1주일 전에야 작업을 완료했는데, 내가 작업을 요청한 시점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제 우리는 약 4,400권을 판매했습니다. 처음에는 5,000권을 인쇄하려 했으나 8,000권을 인쇄했고, 오늘 약 3,600권이 남았습니다. 그녀는 내가 기대했던 대로 기발하지만 정확한 책을 만들어냈습니다. 캐리는 한 푼도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대신 그녀가 좋아하는 자선 단체를 지정하게 했습니다. 스티븐센터(Stephen Center)는 노숙인들을 돌보면서 다른 훌륭한 일도 많이 합니다. 여기서 5~6마일 남쪽에 있으며 훌륭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할아버지가 설립을 도왔고, 지금은 그녀의 남편이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의 특별판 20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주총회 전에 10권을 판매해서 수십만 달러를 조달했고 1권은 10만 달러에 판매했습니다. 특별판이 25달러짜리 책과 다른 점은 캐리와 내가 사인을 했다는 점입니다. 어제는 6권을 판매해서 14만 8,000달러를 조달했으니 권당 2만여 달러에 판매한 셈입니다. 아직 4권이 남았습니다. 오늘 오후 1시에 총회가 끝나면 우리 뒤에 있는 서점에서 마지막 4권을 판매합니다. 판매가 모두 끝나면 20권을 통해서 조달한 금액만큼을 나도 출연해서 스티븐센터에 기부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높이고자 합니다. (박수갈채)
이 책에 관해서는 정말로 캐리가 모든 일을 다 했습니다. 이 책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데 모두 캐리가 파악했습니다. 그녀는 사실을 확인하려고 두 번 찾아왔지만 자료는 멍거 가족에게 얻었습니다. 탁월한 작업이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한 푼도 주지 못했지만 장래에도 많은 일을 부탁할 작정입니다. (웃음소리)
이렇게 해서 이 행사에 대해 모두 설명했습니다. 이제부터 전 세계에서 질문을 접수한 베키와 각 구역의 청중으로부터 번갈아 가면서 질문을 받겠습니다.
수입 인증서 제도는 관세와 다른가요?
(가장 많이 나온 질문입니다.) 2003년 당신은 〈포춘(Fortune)〉 기고문에서 수입 인증서 제도를 도입하여 무역 적자를 제한해야 하며, 수입 인증서는 기본적으로 관세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당신은 관세가 전쟁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무역 장벽에 관한 견해가 바뀌었나요, 아니면 수입 인증서가 관세와 다르다고 보시나요?
버핏 수입 인증서는 관세와 다릅니다. 수입 인증서의 목적은 수입과 수출의 균형을 유지하여 무역 적자가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 있습니다. 사실은 당시 제3세계 국가들이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조항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무역수지 균형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나는 무역수지 균형이 세계에 이롭다고 생각하며, 무역수지가 더 균형을 이룰수록 세계에 더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코코아는 가나에서 재배되고 커피는 콜롬비아에서 재배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미국이 지금은 대표적인 산업국가이지만, 250년 전만 해도 오로지 농업만 하는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무역 적자가 갈수록 증가하여 국가 부채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서 수입 인증서 제도를 구상하게 된 것입니다. 찰리는 이 제도가 루브 골드버그 장치(Rube Goldberg machine)처럼 지나치게 복잡한 방식이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관세보다는 훨씬 나은 제도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무역이 전쟁 행위가 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미국은 다른 나라들로부터 반감을 사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미국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해야 하고 다른 나라들은 그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박수갈채) 250년 전 미국은 담배와 면화를 잘 생산하여 다른 나라들과 무역했습니다. 지금은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가 8개국이며 그중 일부는 매우 불안정한 국가입니다. 몇몇 국가만 자기가 승리했다고 말하고 다른 국가들은 질투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박수갈채)
그래서 수입 인증서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 자료를 원하는 분은 주소를 알려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핵심 내용은 무역을 무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250년 전과는 달리 미국은 엄청나게 중요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세계 인구 75억 명이 미국에 반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미국인 3억 명만 스스로 잘났다고 떠들어댄다면 이는 심각한 착각이며, 옳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들도 더 번영하고 우리를 지지할수록 우리도 더 번영할 것이며, 우리 자녀들도 더 안전해질 것입니다. (박수갈채) 그러나 나의 수입 인증서 아이디어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처럼 큰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웃음소리)
일본 투자를 연기하거나 축소할 가능성
당신은 5~6년 동안 일본에 투자해서 크게 성공했습니다. 최근 일본 소비자물가지수가 목표치 2%를 초과하여 3%에 도달하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의지를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념하거나 심지어 이익 실현도 고려하시나요?
버핏 나는 일본에 대해 호의적입니다. 나는 일본 사람들이 경제 측면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약 6년 전 나는 일본 기업 2,000~3,000개가 수록된 편람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편람의 글자가 너무 작아서 읽을 수 없지만, 당시에는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주가가 터무니없이 낮아서 약 1년에 걸쳐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이후 그레그와 나는 5대 종합상사 사람들을 더 잘 알게 되었고 더 좋아하게 되었으므로 지분을 거의 10%까지 확보하였습니다.
우리는 허락을 받지 않고서는 보유 지분 10%를 초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므로, 최근 보유 한도를 늘려도 되는지 문의하여 다소 늘리기로 양해받았습니다. 나는 향후 50년 동안 5대 종합상사 주식을 팔 생각이 없으며, 향후 그레그가 경영을 맡게 되더라도 매도를 생각하는 일이 없으리라 기대합니다.
일본에서는 우리 투자회사들의 실적도 이례적으로 좋았습니다. 짐작건대 팀 쿡은 미국을 제외하면 아이폰 판매 실적이 일본에서 가장 좋았다고 말할 것입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일본에서 실적이 매우 좋다고 말할 것이며, 역시 우리가 거액을 투자한 코카콜라도 일본에서 실적이 지극히 좋다고 말할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의 생활 습관은 미국 사람들과 여러모로 매우 다릅니다. 일본 사람들은 항상 일본 청량음료를 선호했고 유통 시스템도 전혀 다릅니다. 그러나 5대 종합상사는 우리를 지극히 우대했습니다. 1~2년 전 나는 그레그와 함께 일본에 가서 그들과 면담했습니다. 나보다는 그레그가 더 국제적인 인물이라서 종합상사 대표들은 주로 그가 만나고 있습니다. 그레그, 지금까지 종합상사 대표들을 몇 번 정도 만났지?
그레그 에이블 1년에 두 번 만났습니다. 워런과 저는 5대 종합상사에 대한 투자 실적이 매우 좋았다고 생각하며, 워런이 언급했듯이 우리는 50년 또는 영원히 보유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5대 종합상사와의 관계도 점진적으로 강화할 생각이며, 세계 시장에서 이들과 대규모 사업도 함께 하길 바랍니다. 이들은 우리와 다른 관점으로 다른 기회를 발굴하므로 우리는 이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버핏 이는 대단히 장기적인 관계입니다. 5대 종합상사는 관습도 매우 다르고 세계 시장에서 사업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이들의 사업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므로 우리는 이들의 사업 방식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주된 활동은 단지 응원하고 박수 치는 일이며, 94세인 나도 여전히 할 수 있습니다. (박수갈채) 그러므로 우리는 5대 종합상사 주식을 매도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 짐작에 이들은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므로 기회를 찾아낼 것이고, 간혹 한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규모 기회를 발견하면 우리가 지원할 방법이 있을 것이며, 그러면 우리 관계는 더 깊어질 것입니다. 다만 버크셔의 규모가 지금처럼 거대해졌다는 점이 유감입니다. 5대 종합상사는 매우 큰 기업이며 일본에서도 대기업에 속하지만, 우리가 투자한 규모는 현재 시장가치로 2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합니다. 1,000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버크셔의 거대한 규모는 실적을 가로막는 걸림돌입니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찰리는 몇 가지 문제가 있는 편이 낫다고 늘 내게 말했지만 나는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찰리의 말에 귀 기울이면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이해할 것입니다. 일본 5대 종합상사는 최고의 투자였습니다. 그레그, 보탤 말 있나?
에이블 말씀하셨듯이 최고의 투자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매우 큰 기회가 오리라 믿으며, 이들과 맺은 관계가 우리에게 매우 유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버핏 이들이 기회를 제공하면 우리는 자금이 있으므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의 생활 습관은 우리와 다릅니다. 일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코카콜라 제품은 조지아 커피입니다. 나는 일본 사람들이 체리코크로 바꾸게 하려고 한 적이 없고, 일본 사람들도 내가 조지아 커피로 바꾸게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완벽한 관계입니다.
그런 기업을 더 많이 발굴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생각은 꿈에서도 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일본 기업들이 담긴 2,000페이지짜리 편람을 모두 넘겨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책의 페이지를 모두 넘겨보면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페이지를 모두 넘겨라”에 관한 영화를 보여드렸습니다만, 페이지를 모두 넘기는 것이 투자에 중요합니다. 그러나 페이지를 모두 넘기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페이지를 모두 넘긴 사람은 자기가 발견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으므로 여러분 스스로 페이지를 넘겨야 합니다.
현금성 자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는 이유
버크셔는 현금과 단기 국채를 합해서 3,000억 달러 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총자산의 약 27%로서, 지난 25년의 평균 비율 13%와 비교하면 역대 최고 수준이며, 미국 국채의 5%에 육박합니다. 이는 현재 고평가된 시장에 대응해서 위험을 축소하는 전략인가요, 아니면 후계자 그레그 에이블에게 자본배분의 재량권을 최대한 제공하려는 목적인가요? 그리고 앞으로 좋은 투자 기회(fat pitches: 좋은 공)가 온다고 보시나요?
버핏 나는 그레그가 멋지게 보이게 하려고 투자를 보류하는 고상한 행위 따위는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웃음소리) 그레그가 나보다 훌륭해 보인다면 불쾌하니까요. 사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100억 달러를 거의 지출할 뻔했습니다. 우리는 1,000억 달러 지출도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제안이 타당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가치가 있고, 손실 우려가 없다면 말이지요.
문제는 그런 투자 기회가 절대 질서정연하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환상적인 장기 실적은 질서정연하게 찾아오는 기회로 달성되지 않습니다. 내게는 매년 200거래일씩 80년 동안 1만 6,000거래일이 있었습니다. 매일 똑같이 매력적인 기회가 예컨대 네 번씩 온다면 좋겠지요. 그렇다면 그런 기회에 우리가 거래한 횟수에 따라 실적이 결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사업은 그런 방식이 아닙니다.
우리는 기회를 대단히 신중하게 선별합니다. 찰리는 내가 너무 많은 일을 벌인다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평생 50가지 일을 하는 대신 5가지만 한다면 최종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항상 집중력이 부족했다고 보았습니다. 나는 현재 우리가 보유한 국채가 3,350억 달러가 아니라 500억 달러 정도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업을 그런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돈을 벌었지만, 항상 전액을 투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소극적 투자자라면 몇 가지 단순한 자산에 투자해서 평생 보유하는 방식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업을 하기로 했으므로, 매우 불규칙한 방식으로 투자하여 조금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보유한 국채가 500억 달러로 감소할 때까지 우리가 매년 500억 달러씩 투자한다면 이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방식이 될 것입니다.
시장의 장기 추세는 우상향이지만 가끔은 대단히 매력적인 기회가 옵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나도 모르고, 그레그도 모르며, 아지트도 모릅니다. 시장이 내일, 다음 주,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며 사업이 내일, 다음 주,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항상 이런 이야기만 합니다. 말하기는 쉬우니까요.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가치가 없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누구라도 나는 귀를 기울인 적이 없습니다.
반면 내가 (지금은 글자가 너무 작아서 읽을 수 없지만) 일본 기업이 실린 편람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은 보물찾기와 같았습니다. 가끔 중요한 기회를 발견하게 되고, 아주 가끔은 현금을 보유해서 다행이다 싶을 만큼 좋은 기회가 쏟아지기도 합니다. 그때는 다음 주가 될 수도 있고 5년 후가 될 수도 있지만, 50년 후는 아닐 것입니다. 그때가 내일이라면 훨씬 흥미롭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래도 5년 안에는 기회가 오기 쉬우며 시간이 흐를수록 확률이 높아집니다. 마치 죽음처럼 말이지요.
예컨대 10세인 사람이라면 이튿날 죽을 확률이 매우 낮지만, 115세이며 특히 남자라면 죽을 확률이 매우 높은 것처럼 말입니다. 온갖 장수 기록은 여자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찰리가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성전환을 시키려 했습니다. (웃음소리)
부동산보다 주식을 선호하는 이유
왜 아직도 부동산 대신 주식을 매수하시나요? 현재의 고금리와 세계적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지금도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져야 한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가치투자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시나요?
버핏 부동산은 주식보다 협상하기도 훨씬 어렵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며, 소유권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여러 당사자를 상대해야 합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져 헐값에 대규모로 거래되는 시점이 오면, 주식은 대개 부동산보다도 더 싸지며 거래하기도 훨씬 쉽습니다. 찰리는 부동산 거래를 좋아했으므로 죽기 전 5년 동안에도 상당수의 거래를 했습니다. 부동산 거래는 그에게 흥미로운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찰리가 21세일 때 그에게 평생 주식만 하든지 평생 부동산만 하든지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면 그는 즉시 주식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적어도 미국에는 부동산시장보다 증권시장에 기회가 훨씬 많습니다. 대개 부동산은 그 사람이 오랜 기간 보유한 중요한 재산이고, 부동산을 담보로 거액을 차입했을 수 있으며, 인구 추세가 불리해지기도 하므로 부동산 거래는 엄청나게 중요한 결정이 됩니다.
그러나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익명으로 주식 수십억 달러를 5분이면 거래할 수 있으며 이 거래로 모든 과정이 마무리됩니다. 그러나 자금난에 빠진 대출자와 부동산 거래를 하면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즉 사람들은 계속 더 많은 협상을 하기 시작하므로 전혀 다른 게임이 됩니다. 물론 이런 게임을 어느 정도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2008년과 2009년에 우리는 부동산을 몇 건 거래했습니다. 그러나 증권 거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시간이 들어갔습니다. 부동산 거래에서는 계약서의 모든 문장이 중요하니까요.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누군가 예컨대 버크셔 주식 2만 주를 매도하고자 하면, 우리와 통화해서 가격이 맞으면 5초 만에 거래가 체결됩니다. 딸을 가진 부모는 사윗감의 행실이 바른지 확인하려고 통화나 통신 내용을 기록해서 확인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서로 가격에 합의하기만 하면 거래 완료율이 사실상 100%입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거래에 합의한 시점에 협상이 시작되며 이 과정이 아주 오래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협상이 오래 진행되는 부동산은 나 같은 94세 노인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부동산은 크게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1960년대에 제켄도프는 세상을 바꾸려고 캘리포니아에서 센추리시티를 개발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부동산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곤경에 처하기 쉽습니다. 은행들은 대개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구조조정 과정에는 오랜 기간이 걸립니다. 일론 머스크는 3년 전 트위터(지금은 X)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받은 대출금을 정리하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나는 언제든 전화로 수억 달러를 거래할 수 있는 주식시장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 되었지만 게으르게 사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게으르게 살 것입니다.

AI가 보험사업에 미치는 영향
AI가 갈수록 더 유능해지면서 해석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보험업계의 위험 평가, 가격 책정, 위험 전가 능력에 AI가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나요? 보험영업이나 자본배분 분야에서 버크셔가 과거에 경험했던 혼란과 비슷할까요?
버핏 자인의 IQ가 나보다 약 100포인트 높으니까 자인이 먼저 대답하게 하겠습니다.
아지트 자인 AI가 보험업에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된다는 저의 생각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AI는 우리가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 위험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 위험을 판매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며, 나아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까지 바꿔놓을 것입니다. 그렇긴 해도 사람들은 AI 이후의 새 유행을 뒤쫓으려고 또 엄청난 자금을 지출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가장 빠르게 움직이거나 시장을 선도하는 방식에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회가 구체화하여 실패 위험과 성공 가능성을 더 잘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보험사들이 개별적으로 AI에 조금씩 손대보면서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보고는 있지만, 아직 본사 차원에서 거액을 투자하면서 본격적으로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기회가 나타나면 신속하게 뛰어들 것입니다.
버핏 나는 향후 10년 동안 AI를 통해서 개발되는 모든 것을 준다고 해도 자인과 절대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향후 10년 동안 손해보험사업에 1,000억 달러를 사용할 수 있을 때, 최고의 AI 제품을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자인이 결정하게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자인을 선택할 것입니다. 이 말은 농담이 아닙니다.
포틸로스 핫도그가 버크셔 포트폴리오에 어울리는 이유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기업 중 시카고에 본사를 둔 포틸로스(Portillo's) 핫도그가 있습니다. 이 회사가 버크셔의 포트폴리오에 잘 어울린다고 어떻게 판단하셨나요?
버핏 그 회사에 대해서는 그레그에게 물어봐야 하겠습니다.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회사입니다. 아마 내가 한눈파는 사이에 인수한 모양입니다. (웃음소리)
에이블 친구에게 전화해서 알아볼 생각입니다.
버핏 나는 우리 자회사를 대부분 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자회사의 자회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인 듯합니다. 내가 핫도그에 대해서는 조금 아니까요.
에이블 시카고에는 우리 자회사 마몬을 통해서 보유한 손자회사가 많습니다. 탁월한 회사들을 다양하게 인수할 좋은 기회가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포틸로스는 우리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버핏 나는 매달 우리 자회사 약 50~60개의 재무제표를 살펴봅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마몬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회사가 100개가 넘습니다. 마몬은 제이 프리츠커와 그의 형제 밥이 만든 회사입니다. 우리가 인수하던 시점에 마몬은 이미 고도로 다각화된 놀라운 기업이었는데 이후 우리가 사업을 더 다각화했습니다. 그러므로 마몬은 버크셔 안의 버크셔인 셈입니다. 마몬은 매우 잘 구성되어 잘 돌아가는 회사입니다.
제이 프리츠커는 비범한 경영자였습니다. 1954년 미국 연방 세법이 극적으로 개정되었습니다. 내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나는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JK 래서(Lasser)의 세법 관련 책을 읽고 있었는데, 세법이 전면적으로 개정되어 책의 내용과 전혀 달라졌거든요. 이렇게 1954년처럼 세법이 가끔 전면적으로 개정되기도 합니다. 1986년도 그런 해였고 요즘에도 큰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1954년에는 브루클린에 록우드초콜릿이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록우드초콜릿 조각을 생산했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에 일하던 할아버지의 식료품 잡화점에서도 이 조각을 판매했고 사람들은 이것으로 초콜릿 칩 쿠키 등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1955년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여 파운드당 60센트를 돌파했습니다. 1941년 세법상 후입선출법(LIFO)이 보험사에 처음으로 허용되던 시점에는 코코아 가격이 파운드당 5센트였습니다. 그러자 록우드초콜릿도 후입선출법을 채택했고 이후 코코아 약 3,000만 파운드를 보유하게 되었는데 1955년 가격이 급등한 것입니다.
당시 나는 뉴욕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954년 개정 세법에는 사업 범위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재고자산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면, 후입선출법으로 발생하는 자본이득세가 면제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당시 세율은 48%나 52%였습니다. 코코아 가격 급등 덕분에 회사는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록우드초콜릿 조각의 소매 가격은 코코아 도매 가격만큼 상승하지 않아서 판매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도 초콜릿업계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서아프리카에서 코코아 가격이 극적으로 상승하여 파운드당 4달러 50센트를 받아야 하므로 허쉬초콜릿은 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제이 프리츠커는 록우드초콜릿의 경영권을 인수했고, 약 50%에 이르는 자본이득세를 면제받으면서 코코아 재고를 처분하여 이익을 실현하려고 초콜릿 사업 분리를 결정하는 주주총회를 소집했습니다.
나는 브루클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했는데, 참석자는 24세였던 나와 29세였던 제이 프리츠커뿐이었습니다. 코코아만 엄청나게 쌓여 있는 형편없는 건물에서 제이는 내게 세법 강의를 해주었는데 내가 경영대학원에서 1년 동안 공부해도 절대 배울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그가 인수한 록우드는 나중에 마몬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마몬은 자동차를 개발하여 제1회 인디500(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자동차 경주)에서 우승했으며, 경제성이 대단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동차 백미러도 발명했습니다. 당시 경기에서는 자동차에 두 사람이 탑승하여 한 사람은 후방을 주시하면서 다른 자동차를 살펴보고, 한 사람은 운전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병에 걸리자 백미러를 발명하게 된 것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연구소에서는 이렇게 백미러도 발명한답니다.
에이블 워런,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버크셔 자회사를 훌륭하게 경영하는 피터 이스트우드입니다. 그가 추적해보니 포틸로스는 버크셔 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버크셔와는 관계가 없는 회사입니다. 이제 진상이 규명되었습니다.
버핏 버크셔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일이 진행된답니다. (웃음소리)
미국은 본질적인 전환기에 진입 중인가
당신은 미국에는 순풍이 불며 회복력이 강하다고 오래전부터 강하게 믿었고, 역사는 당신의 믿음이 옳다고 입증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어쩌면 혁명적 변화에 해당하는 중요한 변화를 겪는 듯합니다. 일부 투자자는 미국 예외주의 개념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당신이 보기에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인가요, 아니면 미국이 실제로 재평가가 필요할 정도로 본질적인 전환기에 진입하는 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