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의 눈] SK하이닉스 이사회에 묻는다
[부엉이의 눈]은 뉴스 뒤 한 발 물러선 자리에서 재무제표의 이면과 지주회사, 거버넌스, 자본시장 구조 사이에 시장이 아직 가격에 담지 못한 연결고리를 찾는다. 27년 펀드매니저 경력을 마무리하고 대학 강단에 선 필자가 재무제표와 지배구조를 담담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뜯어본다. 또 한국 자본시장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독자와 함께 살펴본다. — 버핏클럽
N단 중복상장의 문을 열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26년 8월 5일 솔리다임 IPO 최초 보도가 나온 뒤, SK하이닉스는 해명 공시로 1개월 뒤 재공시를 약속했다. 그로부터 한 달도 되기 전에 노종원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 테크브릿지가 스톤브릿지와 공동으로 솔리다임에 조 단위 투자를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상장을 결의할 SK하이닉스 이사회가 마주한 투자 유치 당사자가 전직 사장이라는 사실. 이번 칼럼은 여기에서 질문을 시작한다.
약속한 대로 한 달 뒤인 9월 4일 1차 재공시가 올라왔다. 내용은 똑같았다. 바뀐 건 재공시 시한뿐이다. 다시 3개월 후, 12월 3일로 밀렸다.
그 두 달 사이 외부에서 세 가지 변화가 추가됐다. 블룸버그가 솔리다임 IPO 주관사단 선정 소식을 보도했고, 테크브릿지의 Form ADV 내용이 공개됐으며, 10월 6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세 가지 쟁점을 공식 질의했다.
지난 8월에 썼던 ‘솔리다임 나스닥행의 이면’ 칼럼의 요점은 솔리다임 상장 설계에서 자본이 어떻게 흐르는가, ‘재주는 SK하이닉스가 넘고 돈은 SK가 번다’였다. 12월 3일 재공시로 이 설계가 공식화되면 한국 시장에 N차 중복상장의 문이 열릴 것이다. 그 문을 여는 결의의 당사자가 지금 SK하이닉스 이사회 10인이다. 그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그 선례의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왜 ‘N단’이 열리는가 — 해외는 상한이 없다
솔리다임이 나스닥 시장에 상장되는 순간 상장법인 기준 4단, 비상장 매개를 포함하면 5단 지배구조가 된다. SK㈜(코스피)→SK스퀘어(코스피)→SK하이닉스(코스피)→미국 비상장 중간 회사→솔리다임 Inc.(나스닥). 공정거래법은 증손회사의 경우 100% 지분을 보유하도록 해 사실상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까지 3단만 상장을 허용하고 있다. 20여 년간 이 규제로 국내 대기업집단의 중복상장은 3단 안에 머물렀고, SK㈜→SK스퀘어→SK하이닉스가 그 한도를 채운 대표 사례다.
그러나 이 제한은 해외 계열사에 적용되지 않는다. 솔리다임이 문턱을 넘어가는 순간 다른 대기업집단들도 그동안 관행상 해외에서도 지켜온 3단 선을 넘지 않을 이유가 사라진다. 재공시가 ‘N차’(지금의 3단 상장 규제를 넘는 N단 중복상장)의 문을 여는 결의가 되는 것이다.
글로벌과의 비교는 1편에서 적은 수치가 그대로 유효하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중복상장 비중이 우리나라는 18%, 일본은 4.4%, 미국은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이다. 일본은 모자상장 자회사 수를 2018년 313개에서 2025년 215개로 7년 만에 31% 줄였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유지 요건으로 자본비용 관점 투자자 설득, 이사 선임 소액주주 찬반 분리 집계, 공시를 요구해 중복상장 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설계한 결과다. 솔리다임 나스닥 상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낮추려고 노력한 중복상장 비중(18%)을 오히려 끌어올리는 방향이다.

두 달 사이 외부에서 일어난 일
첫째, 로이터는 9월 25일 솔리다임이 2027년을 목표로 미국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뒤이어 10월 8일 블룸버그가 주관사단 선정 단계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공모 목표 100억 달러(약 14조 원),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기업가치가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2021년과 2025년에 걸쳐 SK하이닉스가 지불한 총 인수가 90억 달러(약 10.5조 원)의 11배로 거론되고 있다는 뜻이다. 거론된 주관사들은 모두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둘째, 미국에 등록된 신규 투자자문사 테크브릿지의 임원과 지분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하는 서류가 조회 가능해졌다. 이에 따르면 테크브릿지는 노종원이 보유한 Noh Capital Partners US LLC가 지배(지분율 75% 이상)한다. 노종원은 2022년 SK하이닉스 사장을 거쳐 2023~2025년 솔리다임 공동대표를 지냈고 2026년 8월 SK아메리카스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같은 달에 테크브릿지를 설립한 인물이다.
실무 임원은 매니징 디렉터 이재서와 준법감시인 현은아다. 현은아는 2025년 12월 31일 기준 SK하이닉스 미등기임원(Global성장추진 담당임원, 전 대외협력 담당임원)이었다가 2026년 자진 퇴사한 뒤 테크브릿지에 합류했다. 즉 테크브릿지 지배주주(노종원)와 준법감시인(현은아)이 모두 2025~2026년 SK 측에서 넘어온 인물이다.
Form ADV(투자자문업자가 미국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신고서) 본문에는 SK와 솔리다임이 투자 대상이라는 명시가 없다. 다만 블로터는 지난 8월 31일 노종원이 솔리다임 딜을 겨냥해 스톤브릿지와 2조 원 규모 클럽딜을 조성 중이라고 보도했다.
셋째, 지난 10월 6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공식 질의를 던졌다. △솔리다임 밸류에이션 산정 근거 △모회사 SK하이닉스 소액주주 가치 희석 여부 △SK㈜ 지배주주 측 특수관계자 거래 해당 여부 등 포럼의 세 가지 문제 제기가 솔리다임 상장 설계를 직접 겨누고 있다.
이 세 가지 일이 “IPO가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공시가 두 달째 유지되는 사이에 외부에서 일어났다.
투자자가 바라볼 곳은 이사회이다
SK그룹에서 5단 중복상장이 추진된다는 소문이 두 달째 돌고 있는데, 이 사안에 대해 사전적으로 소액주주를 보호할 공식 창구는 어디에 있는가. 한국거래소는 솔리다임이 해외 자회사 상장이라 승인 관할이 아니다. 지난 8월 3일 시행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도 모회사 이사회에 영향 평가와 공시 의무를 지웠을 뿐 심사 요건을 추가하지는 않았다.
솔리다임을 받아줄 나스닥은 개별 발행회사에 대한 심사만 할 뿐 모회사 소액주주 보호를 관할하지 않는다.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에 발행한 ADR은 미국에서 거래되는 증서에 불과하므로 발행사의 지배구조 자체는 원주 상장지인 한국거래소가 규제한다. 즉 나스닥은 솔리다임 상장에도, ADR 발행에도, 모회사 지배구조 쟁점에 대한 사전 승인 권한이 없다.
공정거래법은 국내 3단 중복상장에 멈춰 있다.
외부 관할 기관 세 곳이 전부 “내 소관이 아니다”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소액주주가 사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창구는 오직 모회사인 SK하이닉스 이사회 하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공식 질의를 모회사 이사회로 겨눈 이유도 그래서다.
결의할 이사회는 승인한 이사회가 아니다
올해 1월 28일 SK하이닉스 이사회(제78기 1회차)는 10개 안건을 처리하면서 ‘해외 자회사 사업 개편(안)’을 가결했다. 종속기업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가 보유한 낸드플래시와 SSD 사업 자산 일체를 신설법인 Solidigm Inc.로 영업양도하고 그 대가로 Solidigm Inc. 발행주식을 취득하는 설계가 이 안건에 담겼다(2025 사업보고서 보고기간 후 사건 주석, 실제 양도 2026년 3월 1일). 당시 이사회는 9인 체제였으며 독립이사 5인(한애라, 정덕균, 김정원, 양동훈, 손현철), 사내이사 2인(곽노정, 안현), 기타비상무이사 2인(장용호, 한명진)이 안건을 가결했다.
두 달 뒤인 3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치면서 이사회가 전면 개편됐다. 한애라, 안현, 한명진이 퇴임하고, 신규로 사내이사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 기타비상무이사 김정규 SK스퀘어 대표, 독립이사 최강국(글로벌 빅4 회계법인 EY US의 전 매니징디렉터), 그리고 이사회 의장 고승범(전 금융위원장)이 선임됐다. 솔리다임 상장 추진 관련 1차 재공시 시점의 이사회 10인 중 1월 사업 개편안 결의 때에도 재직했던 이사는 곽노정, 장용호, 정덕균, 김정원, 양동훈, 손현철 6명이다.
1월 28일 ‘해외 자회사 사업 개편(안)’을 가결한 이사회와 오는 12월 3일 재공시에 담길 결정에 대한 결의 권한을 가진 이사회는 같은 이사회가 아니다. 전 금융위원장이 의장을, 글로벌 빅4 회계법인 EY US의 전 매니징디렉터가 독립이사를 맡는 현 이사회라는 사실은 재공시의 공시 수준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다. 자본시장 규율의 외부 신호를 민감하게 읽는 경력, 미국 상장 공시 실무를 가까이에서 본 경험이 재공시에 담길 결정안에 반영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KRX 가이드라인은 결정 요건이 아니라 공시 요건이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가 8월 3일에 시행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해외 자회사의 상장에 대해 모회사 이사회에 승인 요건을 추가하지 않았다. 추가된 것은 일반주주 관점 영향평가와 그 결과의 공시, 주주 소통 그리고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등이다. 공시 요건은 승인 요건과 다르다. 승인 요건이라면 ‘결의했는가’만 묻지만, 공시 요건은 ‘무엇을 어떤 과정으로 결의했는가’를 쓰라고 요구한다.
2025년 7월 22일 공포·시행된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혔다. 이 충실의무가 1년 넘게 작동 중인 지금 이사회가 솔리다임 상장 추진을 결의한다면, 그 결의는 소액주주 이해관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이사회의 판단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결의한 이사 10인은 소액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할 책임을 함께 진다. 재공시에 적힌 결의 과정과 판단 근거는 그 입증의 1차 자료가 된다.
묻는다 “당신들은 준비가 되어 있는가”
밸류에이션 상승분의 귀속: 2020년 인텔의 낸드·SSD 사업 인수를 계약, 2025년에 완료한 인수 총액 90억 달러의 자산이 외부에서 1,000억 달러 수준으로 거론되는데, 이 11배의 상승분은 상장 과정에서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 100% 자회사로 남아 있다면 상승분이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온전히 귀속되겠지만, 상장과 함께 공동 출자자가 지분율대로 받는 설계라면 소액주주 몫은 그만큼 얇아진다. 어느 쪽인지가 재공시에 적혀야 한다.
소액주주 가치: SK하이닉스 소액주주가 솔리다임의 자산 축적에 감내한 비용은 세 가지다. 인수가 90억 달러, 2022~2024년 솔리다임 누적 손실, 2026년 SK하이닉스가 결의한 미국 AI 컴퍼니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원) 신규 출자. 상장 이익은 지난 칼럼에서 설명한 설계대로 비상장 중간회사와 AI 컴퍼니를 매개로 공동 출자자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에 지분율대로 배분된다. SK하이닉스 소액주주가 치른 비용과 그 비용으로 쌓인 가치의 분배 사이에 비대칭이 있다면, 그 비대칭의 크기가 ‘일반주주 관점 영향평가’에 숫자로 적혀야 한다.
특수관계자 거래: 1편 칼럼에 적었듯 SK텔레콤, SK㈜, SK이노베이션은 2024~2026년에 솔리다임 모회사에 대한 Capital Call(출자 예정 자금)을 집행했다. 세 계열사 모두 SK㈜ 아래 계열사이므로 이 자금 흐름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특수관계자 거래에 해당하고, 재공시에 그 구조가 적혀야 한다. 여기에 2026년 테크브릿지와 스톤브릿지의 2조 원 클럽딜 자금이 솔리다임에 투입된다면, 그 거래가 특수관계자 공시 범위에 들어오는지가 판단되어야 한다.
테크브릿지는 올해 8월에 설립된 신생 운용사다. 설립자 노종원은 그 시점까지 SK 측 임원이자 직전 솔리다임 공동대표였다. 최근까지 경영했던 자회사 거래에 즉시 신설 PE로 입찰 당사자가 되는 구조는 글로벌 PE 업계에서도 흔치 않고, 선례들도 거버넌스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테크브릿지는 SK 측에 비딩 레터(제안서)를 제출하고 답을 기다리는 단계다.
신생 운용사가 중동, 미국, 일본, 대만 패밀리오피스 네트워크로 조 단위 자금을 모집한 과정과 그 자금이 투입되는 솔리다임의 가치평가 설계에 대표로 재직할 당시의 네트워크와 정보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그리고 SK 측이 전직 임원 PE의 비딩을 다른 입찰자와 동일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공시가 답해야 할 사실관계다. 재직 당시의 네트워크와 정보가 작용했거나 평가 기준이 달랐다면 그 거래 조건을, 그렇지 않다는 판단이면 그 근거를 재공시에 적어야 한다.
중복상장 옹호론을 솔리다임에 적용하면
중복상장 옹호론 중 솔리다임에 가장 많이 끌어오는 두 가지 명분은 ‘성장자금 조달’과 ‘M&A로 인수한 기업은 물적분할과 다르다’이다.
성장자금부터 살펴보면, 모회사가 직접 유상증자를 하면 지배주주 지분이 희석되지만 자회사 상장은 지분율 희석을 피하면서 신규 자본을 유입시키는 설계인 동시에 비용은 모회사 소액주주가 치르는 방식이다. 지난 4월 16일에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세미나에서 나현승 고려대 교수는 2000~2024년 중복상장 261건을 분석한 결과 모회사의 주가는 자회사 상장일부터 6개월 후 평균 10.8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그에 앞서 3월에 나온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 결과도 모회사 PBR이 자회사 상장 전 1.55배에서 상장 후 1.07배로 약 30% 하락했음을 지적했다. 이것이 비용의 크기다.
제이 리터(Jay Ritter) 플로리다대학 교수가 지난 5월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지적한 것처럼 SK하이닉스는 공모채 발행, 유상증자, Pre-IPO 투자 유치, PE (지분 일부)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2026년, 2027년 잉여현금흐름(FCF) 시장 전망치가 각각 166조 원, 261조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회수가 전제되어야 투자가 가능하다’는 옹호론 측 논리는 성립하기 어렵다.
‘M&A로 인수한 기업은 물적분할과 다르다’는 명분은 그나마 일부분 타당성이 있다. 금융위와 KRX 가이드라인도 물적분할 자회사는 모회사 주주 동의 필수, 인수 자회사는 거래소 개별 심사로 차등 적용한다.
다만 “인수한 자회사라서 모회사 주주 피해가 없다”는 결론은 ‘더블 카운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SK하이닉스가 90억 달러를 투입해 인수한 자산은 이미 모회사 주주의 투자였고, 별도로 상장하면 그 가치 중 일부가 자회사 신규 주주에게 이전된다. 설립 방식과 더블 카운팅 효과는 무관하다.
2026년 12월 3일, 10명의 결의
20여 년간 지켜온 ‘중복상장 3단’ 선을 해외 경로로 넘는 첫 사례이기 때문에, 이번 재공시의 공시 수준이 선례가 된다. 재공시가 ‘검토 중’ 문구만 반복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다른 기업들이 “이 정도만 적어도 통과한다”고 받아들여 중복상장 공시 품질이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될 것이다. 반대로 이사회가 ‘일반주주 관점 영향평가’를 상세히 적어낸다면 그 공시 수준이 주주 충실의무를 다했다는 입증의 선례로 굳어질 것이다. 뒤이을 다른 기업 이사회들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공시로 중복상장을 결의할 경우 이사 개인의 책임 리스크를 안게 되므로 해외 N단 중복상장 추진 자체가 억제될 것이다.
2003년 ㈜LG가 처음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키며 문을 활짝 연 뒤, 2020년 SK바이오팜, 2021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2022년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으로 20여 년간 이어진 중복상장 사건들은 전부 ‘국내 3단’ 내에서 벌어졌다. 솔리다임 상장이 성사되면, 이들 사건들이 쌓아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위에 처음으로 해외 N단 상장이 더해진다. 이번 결의가 그 선을 처음 넘기는 지점이다.
이번 결의엔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지난해 7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이사 충실의무가 작동 중이다. 그럼에도 이번 상장 추진을 결의한다면, 결의한 이사 10인은 소액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다했음을 설명할 책임을 함께 진다.
선례를 여는 결의인지, 멈추는 결의인지는 10명 이사 각각의 이름 옆에 남는다. 결의하기 전에 이사회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당신들은 그 선례를 열 준비가 되어 있는가. 혹은 멈출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을 받는 자리에 서 있는 지금이 답을 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우리나라 주주 보호의 법적 뼈대는 상당 부분 갖춰졌다. 그동안 우리나라 거버넌스의 최대 난제는 형식은 있되 실질이 없다는 것이었다. 실질이 갖춰져가길, 그리고 한국 시장의 저평가 해소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재평가되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