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식캠프 5] 전쟁의 공포에서 나는 무얼 해야 할까?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로만 보는 것은 증기기관을 물 끓이는 주전자 정도로 여긴 것과 같다. AI는 함께 생각하는 동료이자 나를 ‘학습 기계’로 만들어줄 스승이다. [AI 주식캠프]는 좀처럼 변치 않는 주식 투자의 올드패션과 가장 빠르게 진보하는 AI 혁신을 조합한다. 투자에 도움 되고, AI를 쉽게 쓰는 것이 목적이다. AI 시뮬레이션 연구자이자 직장인 투자자인 필자가 에이전트 AI를 활용해 체계적인 투자 의사결정 과정을 구축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 버핏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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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코스피 역사 중 최대 하락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이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고, 사람들의 입에서 AI라는 추상이 구체적 실체로 드러났다.

그로부터 딱 10년이 지났다. 2026년 3월, 이제는 바둑판을 넘어 AI가 전쟁판에까지 뛰어들었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의 중동 사태는 AI가 참전한 첫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미국은 AI를 동원해서 이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지도부를 순식간에 제거함과 동시에, 공격 12시간 만에 미사일로 900곳을 정밀 타격하는 신속함을 보였다.

미사일 폭풍은 곧바로 증권 시장으로 날아왔다. 불확실성을 혐오하는 시장에 전쟁은 악재 중의 악재다. 미국이 뒤통수를 치자 이란은 좁은 골짜기 모양의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항전하고 있다. WTI 유가는 하루 만에 8% 뛰었고, 그 영향은 한국에서도 바로 피부로 느껴진다.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에 차가 길게 늘어섰고 나도 그 줄에 합류했다.

최저가 주유소 줄서기는 아무것도 아니다. 정확히 3월 4일, 한국 주식시장은 피부가 아니라 가슴 통증을 느낄 정도로 심상치 않았다. 이날 코스피는 -12.06%를 기록하며 46년 코스피 역사상 하루 최대 하락을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고점 6,307에서 단 이틀 만에 약 20% 급락해 5,093까지 내려왔다. 주식시장을 상향 정상화하려는 이재명 대통령이 “시장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고 과도한 변동성에 신속히 대응하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코스피 5,000을 넘어 6,000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주식시장과 투자자 모두 공포 그 자체였다. 연초 기준으로 한국 공포탐욕 지수는 85에서 44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미국 공포탐욕 지수는 65에서 16으로 추락하며 시장의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다.

👉️한국과 미국의 공포탐욕 지수

[그림 1] 한국과 미국의 공포탐욕 지수(2026년 3월 25일 기준)

확률은 크기를 보여주고, 역사는 맥락을 말한다

이런 시장의 공포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AI 주식캠프 3] 현명한 투자자는 미래를 측정한다’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1월 19일에 쓴 이 글에서 나는 코스피의 일일 변동을 살펴보며, 미국의 9·11 테러 다음 거래일에 -12.02% 하락한 것이 코스피 역사상 최대 하락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그 기록이 두 달 만에 바뀔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주식시장이 어떤 곳인지 다시금 깨닫는 요즘이다.

돌아와서 위 글에서 확률분포는 하나의 사건이 과거 데이터로부터 얼마의 확률로 일어났는지 말해준다고 했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12.06%는 매우 이례적이고 극단의 확률로 일어난 사건임을 숫자로 확인했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숫자가 보여줄 수 없는 역사적 사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배우는 것과 같은 이유다. 우리는 과거의 여러 사례와 사건으로부터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 그러니 이번 중동 사태와 같은 큰 이슈가 역사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시곗바늘을 1980년으로 돌려서 46년간 유사한 사건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간이 흐른 뒤 그 사건들이 어떻게 증시를 흔들었는지 살펴보자. 위 글에서 코스피 시계열 데이터로부터 역사적 사건 매칭과 통계적 분석을 모두 AI로 실행했듯이, 이번에도 AI로 실행했다. 아래의 인포그래픽은 클로드의 아티팩트(Artifacts)로 그렸다.

👉️코스피 역대 최대 하락 TOP 10 페이지

[그림 2] 코스피 역대 최대 하락 TOP 10

전쟁과 테러가 3건, 금융위기가 4건, 팬데믹을 포함한 나머지가 3건이다. 이어서 클로드 AI의 웹 검색을 활용해, 역대 최대 하락을 기록한 사건과 하락 폭을 수집했다.

역대 코스피 최대 하락 TOP 10에 해당하는 사건의 배경과 이유를 살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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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위(2026-03-04), 하락률 -12.06%
중동 전쟁 —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2026년 3월 4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지정학 리스크가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직접 촉발 요인은 전쟁 확대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였고, 이는 유가를 끌어올리며 에너지 수입 의존 경제인 한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2026년 연초부터 48%나 급등하며 전 세계 증시를 압도하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역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자동차(-15.71%), IT(-13.56%), 반도체(-10.93%) 등 핵심 수출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으며, 외국인은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며 시장 구조 자체가 통제 국면에 진입했다.

🥈 2위(2001-09-12), 하락률 -12.02%
9·11 테러 — 미국 본토 동시다발 공격 다음 날
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의 항공기 납치 테러로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붕괴됐다다. 미국 시장은 일주일간 거래가 중단됐고, 한국 시장은 9월 12일 장을 열자마자 전쟁·경기침체 공포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12.02% 폭락했다. 당시 코스피는 IT 버블 붕괴로 이미 약세장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충격이 배가됐다.

🥉 3위(2000-04-17), 하락률 -11.63%
닷컴 버블 붕괴 — 나스닥 대폭락의 전이
2000년 3~4월 나스닥이 고점 대비 34% 폭락하는 사상 최대의 기술주 버블 붕괴가 시작됐다. 4월 14일 나스닥이 단일 주간 -25%를 기록하자, 당시 삼성전자·SK텔레콤 등 통신·IT 비중이 높았던 코스피가 월요일 개장과 함께 -11.63%로 반응했다. 한국은 1999년 인터넷 붐으로 코스닥이 고점 대비 6배 이상 올랐던 탓에 후폭풍이 극심했다.

(※ 4~10위는 생략)

전쟁은 시장을 얼마나 망가뜨렸나

이제 전쟁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역대로 발발한 전쟁이 증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면,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란 전쟁의 미래에 대해서도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부터 2026년까지 전쟁과 분쟁이 13차례 있었고 미국 S&P500지수와 한국 코스피지수의 흐름에 관한 궁금증은 두 가지다. 사건이 발생하면 지수가 최대 몇 퍼센트 하락했나? 발생 1년 뒤 지수는 어떻게 변화했나?

역사에서 이 두 가지를 살폈을 때 전쟁 이슈의 패턴이 과연 어땠을까? AI가 없었다면 나는 먼저 주가지수 시계열 데이터를 파이썬으로 가져왔을 것이다. 그리고 구글 검색으로 전쟁 관련 뉴스를 하나하나 살펴서 날짜를 매칭하고, 13개 이벤트마다 발생일을 특정하고, 그 날짜 전후로 지수 데이터를 슬라이싱하고, 최대 낙폭(MDD)과 수익률을 계산하는 코드를 짜고, 그것을 S&P500과 코스피 각각에 대해 반복하고, 결과를 표로 정리하고, 시각화를 위해 코드를 다시 짜고, 동적 시각화 배포를 위해 html까지 생성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익숙한 사람이라도 하루는 꼬박 걸리는 일이다. 익숙하지 않다면 며칠이 걸려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클로드를 이용하니 이 과정에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러분도 접속해서 결과물을 살펴보길 바란다. 이것은 정확히 3월 5일, 역대 최대 하락을 보인 3월 4일 다음 날에 만들었고 실제로 살피면서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지 답을 찾는 데 도움을 받았다.

👉️KOSPI × 전쟁·분쟁 이벤트 아티팩트 페이지

[그림 3] KOSPI × 전쟁·분쟁 이벤트 아티팩트 페이지 모습

전쟁의 역사가 보여준 세 가지 패턴

패턴 1: 전쟁 충격 1년 후엔 거의 항상 반등했다

코스피 데이터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다. 11건 중 10건이 1년 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라크 전쟁(+51.9%), 코소보 전쟁(+45.4%), 솔레이마니 암살(+35.3%), 9·11 테러(+34.1%)가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이라크 전쟁(2003년 3월)은 ‘전쟁 발발 순간이 오히려 바닥’이었던 전형적인 사례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 ‘전쟁이 날까, 안 날까’의 불확실성 구간이 수개월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이미 고점 대비 -22.8% 하락한 상태였다. 막상 전쟁이 선언되자 불확실성이 제거되었다는 신호로 작용했고, 발발 후 최대 낙폭(MDD)은 -5.8%에 그쳤다. 코소보 전쟁도 MDD -1.7%로, 발발 직후가 사실상 바닥이었다.

조금 다른 양상도 있다. 솔레이마니 암살과 9·11 테러는 발발 후 각각 -33.0%, -13.3%까지 추가 하락했다. 그러나 1년 후에는 결국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 두 사례에서 낙폭을 키운 진짜 원인은 전쟁 자체였을까? 다음 패턴 2에서 살펴보자.

패턴 2: 전쟁 이후 코스피의 최대 피해는 전쟁 때문이 아니다

전쟁 이후 코스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끝난 경우는 단 한 차례다. 러시아-우크라이나(2022, -8.5%). 전쟁 자체보다 뒤따른 매크로 충격이 주가를 더 오랫동안 눌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고, 미국 연준(Fed)은 이에 대응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다. 현재 진행 중인 두 건의 전쟁까지 제외한 나머지 10건은 모두 1년 후 플러스로 회복했다. 물론 그 인과관계를 모조리 해체하여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대 낙폭(MDD)이 컸던 사례도 살펴보자. 솔레이마니 암살(2020) 당시 코스피 MDD는 -33.0%에 달했지만, 이 낙폭의 압도적인 원인은 2개월 뒤 발생한 코로나19였다. 9·11 테러(2001) 이후 MDD -13.3%도 닷컴 버블 붕괴가 이미 진행 중인 시장에서 충격이 증폭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패턴 3: 코스피는 S&P500에 비해 반등이 2배 이상 컸다

하락 국면에서 코스피와 S&P500의 격차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외국인 자금 이탈 구조를 감안하면 오히려 선방한 수준이다. 11개 사건의 전체 평균을 보면 코스피의 MDD는 -11.7%로 S&P500의 -13.5%보다 작았다. 1년 후 주가 반등에서는 적게 빠진 코스피가 더 컸다. 1년 후 수익률 평균은 S&P500 +7.0%, 코스피 +22.0%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개별 사례를 들여다보면 아래와 같다.

· 이라크 전쟁 1년 후: S&P500 +25.1% vs 코스피 +51.9%(2.1배)
· 솔레이마니 암살 1년 후: S&P500 +14.4% vs 코스피 +35.3%(2.5배)
· 코소보 전쟁 1년 후: S&P500 +20.4% vs 코스피 +45.4%(2.2배)

하락 폭은 비슷했지만 오를 때는 일관되게 두 배 이상 크게 올랐다.

[표 1] 미국 S&P500과 한국 코스피의 최대 낙폭(MDD) 평균과 1년 후 수익률 평균

※ 진행 중인 2건(미-이란 전쟁, 이스라엘-이란 12일 전쟁) 제외, 11개 기준

“사람들은 아주 유별나게 반응합니다. 인간이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이 흥분하면 따라 흥분하고, 다른 사람이 욕심내면 따라 욕심내고, 다른 사람이 두려워하면 따라 두려워합니다. 우리는 계속 그럴 겁니다. 여러분은 증권시장에서 평생 동안 믿기 어려운 광경들을 보게 될 겁니다.(중략)
주식시장에 있는 동안 거대한 출렁임을 보게 될 거예요. 그런 기간 내내 객관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부자가 될 겁니다. 그렇게 똑똑할 필요도 없습니다.”
- 워런 버핏, 2001년 미국 조지아대 강연 중

코스피 최대 하락일 다음 날인 3월 5일, 클로드 AI와 역사를 되짚어 보았고 이 글을 쓰는 3월 25일 현재 코스피는 5,600선에 있다. 앞으로 주가의 향방은 모르더라도 전쟁이라는 이슈 하나만으로 공포에 질려 시장을 떠나지는 않아야겠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직접 AI와 점검하고 확인 과정을 거치면 ‘AI 주식캠프 3부’에서 제시 리버모어의 투자철학으로 꼽은 세 가지(참을성, 평정심, 침묵) 가운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불안은 모름에서 오니까.

버핏의 말대로 우리는 주식시장에 있는 동안 계속 거대한 출렁임을 볼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AI 프롬프트를 켜고 AI와 논의할 것이다.

※ 버핏클럽의 모든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에 대한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